▲ 호주의 한 고층 건물 공사장에서 13층을 ‘♡’로 표기한 모습(위). 항공기 기내에 13열 좌석을 표기하지 않은 모습. /위키피디아여러분은 특별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수가 있나요? 동양과 서양 모두 각 문화권마다 좋아하는 수와 싫어하는 수가 있는데요. 사람들은 왜 어떤 수는 좋아하고 어떤 수는 싫어하게 된 걸까요? 오늘은 수에 담겨 있는 재미있는 의미들을 알아볼게요.
먼저 3은 동양과 서양 모두 행운의 수라고 여깁니다. 3은 아버지인 1과 어머니인 2 사이에서 태어난 수로 수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서양에서는 무엇이든 세 번째 시도는 행운이 있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또 침을 세 번 뱉으면 마귀를 쫓아버릴 수 있다고 믿죠. 동양에서도 3은 복을 나타내요. 고구려 고분을 지키는 신화 속의 까마귀도 다리가 3개 있어요. 7도 행운의 수입니다. 1부터 10까지 수 중 1을 제외한 모든 수가 서로 연관돼 있지만 7은 다른 어떤 수에 의해서도 나누어지지 않고 다른 수를 나누지도 않아요. 중국에서는 8이 행운의 숫자입니다. 부귀영화를 뜻하는 ‘복’의 중국어 발음과 8의 중국어 발음이 같기 때문이죠. 특히 8이 세 번 연속된 888은 돈이 3배로 늘어난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중국에서 888이 들어간 전화번호, 자동차 번호판, 집 주소 등은 매우 비싸게 팔려요.
사람들이 싫어하는 수는 ‘죽음’과 관련이 많아요. 우리나라에서도 한자 사(死)와 발음이 비슷한 4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래서 빌딩에서 3층 위를 4층이 아니라 5층으로 표시하는 곳이 많습니다. 일본도 4를 싫어하는데요. 특히 42는 일본어 발음으로 ‘곧 죽는다’와 비슷해 불운을 상징하는 수예요. 중국에서는 14가 ‘죽고 싶다’와 발음이 같아 14를 싫어하죠. 이탈리아 사람들은 17을 싫어하는데요. 17을 옛날 로마숫자로 쓰면 XVII인데, VIXI로 순서를 바꿔 쓰면 ‘이제 죽는다’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에요.
미국 등 서양에서는 13을 싫어합니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예수를 배반한 13번째 제자 유다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불길하다고 여겨요. 미국에서는 13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13 공포증’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Triskaidekaphobia)’라고 하는데요. 새로 지은 아파트의 13층이 팔리지 않다가 13층을 12-B층이라고 바꿨더니 바로 팔렸다는 일화도 있어요. 병원에도 13호실이 없고, 13번 게이트가 없는 공항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13일의 금요일에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금융거래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는 주소에 13번지가 아주 드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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