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웅을 겨루다, 쌍벽을 이룬다

‘자웅을 겨루다’. 어디서 온 말일까.‘자웅을 겨루다’ 할 때의 자웅은 ‘암컷 雌’(자) 자와 ‘수컷 雄’(웅) 자를 쓰고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암컷과 숫컷이 겨루는 행동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대목은 잘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 힘을 따질 때 암컷과 숫컷은 비교나 경쟁 대상이 아니다.
체육 종목중에 남성과 여성이 뒤섞여 경기를 하는 경우는 하나도 없다.
정답을 미리 말하면 이는 주역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주역에서 ‘자’(雌)는 밤을, ‘웅’(雄)은 낮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낮과 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찾아온다. 
바로 오늘 문제인 ‘자웅을 겨루다’는 낮과 밤, 즉 자와 웅이 세상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매일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경우를 일컫던 말이었다.

자웅을 겨루다와 비슷한 표현으로 ‘쌍벽을 이룬다’는 말도 자주 쓰고 있다. 이와 관련 많은 사람들이 ‘벽’이라는 단어에서 힌트를 얻어, 이를 두 개의 ‘壁’(벽)이 최고 경지를 다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뜻보면 두 개의 벽이 그 높이를 겨루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때의 벽은 한자 ‘벽 壁’ 자가 아닌 ‘둥근옥 璧’(벽) 자이다. 즉 ‘쌍벽을 이룬다’는 것은 두 개의 옥구술이 보석성을 다툰다는 뜻이다. 그래도 잘 이해가 안되면 ‘완벽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된다. 이때의 완벽은 한자 ‘완전할 完’ 자와 역시 ‘둥근옥 璧’(벽)자로, 흠이 하나도 없는 구슬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