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원을 보면 酉(닭)와 酒(술)는 같은 뿌리에서 출발하였음일까 요즘도 닭과 술 간에 묘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본다. 우리 조상들은 시간과 공간을 표시방법으로 지금 우리들과 달리 십간십이지를 사용하여 국가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할 때나 관리들의 출근과 퇴근 등에 활용되었다. 관리들은 통상 ‘묘사유파(卯仕酉罷)’라 하여 묘시에 출근하고 유시에 퇴근하였다. 卯時란 아침 6시 전후이고 酉時란 저녁 6시 전후이니 관리라 하여도 요즘 소위 노가다 일 나가는 정도로 이른 출근이었던 셈이다. 그 당시는 농경사회로서 전기도 없었던 걸 생각하면 일응 수긍이 간다. 그렇지만 옛사람들도 아닌 우리들이 요즘도 술(酒)시라고 하여 통상 오후 6~7시(酉時)정도 지나야 주로 술들을 마시는 것을 보면 참으로 공교롭다고 하겠다.
‘낮술을 마시면 애비 애미도 몰라본다‘는 말도 있다. 아무래도 낮술은 쉽게 분해되지 않고 낮에는 주로 일해야 하는 것인데 낮술에 취하면 좀 민망하기 때문일게다. 금년에 고등학교 졸업 5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친구들 둘러보면 낮술을 즐기는 이가 적지 않아보인다. 허긴 백수들에겐 낮술도 일삼아 마시면 그것 또한 일이 될 것이다.